동결배아 이식의 평균 임신율은 신선배아 이식보다 약 10% 더 높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그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그럼 처음부터 동결로 갔어야 했나?'라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시험관을 직접 경험해보고 나서야 그 숫자 뒤에 얼마나 많은 조건이 붙는지 알게 됐습니다.
동결배아 이식 임신율과 신선배아 비교
체외수정(IVF)은 난자를 채취한 뒤 수정된 배아를 자궁 안으로 이식하는 시술입니다. 여기서 IVF란 In Vitro Fertilization의 약자로, 몸 밖에서 수정을 이루어지게 한 뒤 자궁에 착상시키는 보조생식술 전체를 가리킵니다. 채취 직후 바로 이식하는 방식을 신선배아 이식, 남은 배아를 영하 196도의 액체질소로 보존했다가 나중에 해동하여 이식하는 방식을 동결배아 이식이라고 부릅니다.
동결배아 이식의 임신율이 평균적으로 더 높게 나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호르몬 환경의 차이입니다. 신선배아 이식 시에는 과배란 유도 과정에서 에스트로겐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자궁내막의 수용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궁내막 수용성이란 배아가 자궁벽에 착상할 수 있도록 내막이 준비된 상태를 말하는데, 이 상태가 최적화되지 않으면 좋은 배아도 착상에 실패할 수 있습니다. 동결배아 이식은 비교적 자연스러운 호르몬 상태에서 자궁내막 두께와 수치를 확인한 뒤 진행하기 때문에 이 면에서 유리합니다.
둘째는 선별 효과입니다. 냉동과 해동이라는 과정을 모두 버텨낸 배아는 그 자체로 어느 정도 생존 능력이 검증된 셈입니다. 임신율 통계를 낼 때 해동 과정에서 소멸된 배아는 계산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식에 도달한 배아들의 질이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됩니다.
2018년 생식의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난소과자극증후군(OHSS) 위험이 높은 여성의 경우 전배아 동결(Freeze-All) 전략, 즉 신선이식 없이 모든 배아를 냉동 보관하는 방식이 더 높은 출생률로 이어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과자극 위험이 낮은 일반적인 환자에서는 신선배아와 동결배아 이식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는 결론도 함께 제시됐습니다(출처: HFEA(영국 인간수정·발생학청)).
제가 직접 겪어보니 이 부분이 정말 중요하게 느껴졌습니다. 인터넷에서는 "무조건 동결이 낫다"는 말이 많았지만, 실제 병원에서 담당의는 제 혈액검사 수치와 난소 반응을 보고 신선배아 이식을 먼저 권했습니다. 그 판단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었을 텐데, 당시의 저는 그 이유를 충분히 전달받지 못했던 것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 신선배아 이식 평균 임신율: 40~50%
- 동결배아 이식 평균 임신율: 신선 대비 약 10% 높음
- 과자극 고위험군: 전배아 동결(Freeze-All) 전략이 유리
- 정상 반응군: 신선·동결 간 유의미한 차이 없음(8만 명 대상 연구)
- 동결 보관 기간: 국내 기준 최대 5년, 안전성 문제 없음으로 보고

배아 선택 기준과 실제 경험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시험관을 시작하기 전부터 저는 동결배아 이식을 더 원했습니다. 해동과 냉동 과정을 모두 버텨낸 배아가 조금 더 강한 배아일 것 같다는 막연한 믿음도 있었고, 몸을 한 번 회복시키고 나서 최적의 자궁내막 상태에서 이식하는 게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담당의의 판단은 신선배아 이식이었고, 저는 그 결정을 따랐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그 허탈함은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처음부터 동결을 했더라면'이라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특히 제가 다녔던 병원이 평소 5일 배아 이식, 즉 포배기(blastocyst) 단계까지 배양한 배아를 이식하는 것을 선호하는 곳이었는데, 신선이식이라서 3일 배아로 먼저 진행했던 부분이 지금도 아쉽게 남아 있습니다. 포배기 배아란 수정 후 5~6일째에 형성되는 배아 단계로, 3일 배아보다 착상 능력이 검증된 상태입니다. 동결이식이었다면 5일까지 기다려 더 발달한 배아를 이식할 수 있었을 가능성이 있었으니까요.
신선이식 실패 후 다음 생리를 기다리는 두 달이 정말 길게 느껴졌습니다. 그 시간이 너무 아깝고 아쉬웠습니다. 이후 저는 고민 없이 동결배아 이식을 선택했습니다. 이미 냉동 보관된 배아가 있는 상황에서 굳이 다시 과배란 유도부터 시작할 이유가 없었고, 몸도 이미 충분히 지쳐 있었습니다. 제 경우엔 두 개의 배아를 함께 해동하여 이식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일반적으로 3일 냉동 배아는 확보할 수 있는 개수가 많다는 장점이 있고, 5일 냉동 배아는 최종 착상 가능성이 더 높은 배아를 선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2013년 미국생식의학회(ASRM) 발표 자료에 따르면 5일과 6일 배양 포배기 배아의 임신 성공률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6일 배아라고 해서 무조건 포기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입니다(출처: ASRM(미국생식의학회)).
시험관 단톡방에서 알게 된 분 중에 신선이식을 여러 번 실패하다가 동결배아 이식으로 처음 임신에 성공한 분이 있었습니다. 그 경험을 가까이서 보면서 저도 동결배아 이식에 대한 믿음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 믿음이 전적으로 맞았던 건지, 아니면 그냥 운이 좋았던 건지 지금도 완전히 확신하지는 못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동결배아 이식이 신선배아 이식보다 무조건 임신율이 높은 건가요?
A. 일반적으로 약 10% 높다고 알려져 있지만, 8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정상 반응군에서는 두 방식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과배란 과자극 위험이 높은 여성에게는 동결이식이 더 유리한 경향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르게 판단해야 합니다.
Q. 신선이식 후 냉동 배아가 하나도 안 나왔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냉동 배아가 생성되지 않은 건 채취된 난자 수가 적었거나, 배아가 만들어졌더라도 냉동 보관 기준을 충족하는 좋은 배아가 없었다는 의미입니다. 결코 실패가 아니라, 어떤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지 분석하는 출발점으로 보는 것이 좋습니다. 냉동 배아를 많이 만드는 것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빠른 임신 성공이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Q. 3일 배아와 5일 배아 중 어떤 걸 먼저 이식하는 게 좋나요?
A. 딱 잘라 어느 쪽이 우월하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3일 배아는 확보 개수가 많고 여러 번 시도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5일 포배기 배아는 착상 가능성이 더 검증된 상태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원칙은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배아를 먼저 이식하는 것이며, 이 판단은 배아 등급과 환자 상태를 함께 보는 담당 의료진이 가장 잘 알 수 있습니다.
Q. 냉동 배아를 오래 보관해도 안전한가요?
A. 유리화(vitrification) 동결법이 도입되면서 해동 시 배아 손상이 크게 줄었고, 현재까지 10년 내외 보관 후 해동에 성공한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5년 이상 된 배아는 폐기하도록 되어 있어, 5년 이내 보관된 배아의 안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결론
시험관을 직접 해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인터넷의 "동결이 무조건 낫다"는 말과 실제 치료 현장 사이에는 꽤 큰 간극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신선이식과 동결배아 이식 중 어떤 것이 더 낫다는 정답은 없습니다. 난소 반응, 호르몬 수치, 자궁내막 상태, 배아의 질, 과자극 위험 등 여러 변수를 종합해서 그때그때 결정하는 것이 2018년 생식의학계가 내린 결론이기도 합니다.
저는 신선이식이 실패한 뒤 동결배아 이식으로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그게 동결이 신선보다 무조건 좋아서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어떤 방식을 선택하든 담당의가 그 이유를 조금 더 충분히 설명해 주었더라면 그 과정이 덜 불안했을 것 같다는 점입니다. 치료 방향을 선택할 때는 다른 사람의 성공 사례보다 담당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지금은 확실히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