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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산후조리원 후기, 조캉스라더니 하루 5시간도 못 잔 2주

by 기록온 님의 블로그 2026. 8. 8.

밤 12시 수유콜 후 새벽 3시 유축, 4시 취침, 6시 기상.

‘조캉스’라고 불리는 산후조리원에서 저는 하루 최대 5시간을 잤습니다.

산후조리원이 조캉스? 하루 5시간도 못 잔 2주

산후조리원은 ‘조캉스’라고 많이 들어서 기대를 엄청 했었습니다.

남이 해주는 맛있는 밥을 매끼 먹고, 간식도 먹고, 마사지도 받으면서 푹 쉴 줄 알았죠.

그런데 막상 출산을 하고 보니, 제가 생각했던 ‘조캉스’와는 전혀 다른 생활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왕절개 후 첫날은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했고, 둘째 날부터는 걸으라고 했지만 화장실 가는 것조차 힘들었습니다. 셋째 날에는 힘을 내서 아기를 보러 갔고, 오후부터 모유수유를 시작했습니다.

아기가 젖을 빨고 있으니 당연히 먹고 있는 줄 알았는데, 조리원에 올라와 유축을 해보니 거의 나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젖몸살까지 시작됐고, 급하게 모유 마사지를 받은 뒤부터 본격적으로 유축을 시작했습니다.

출산 후 바로 젖을 물리지 않으면 젖이 뭉치고 젖몸살이 올 수 있다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초유가 좋다고 하니 어떻게든 먹여보고 싶어 수유콜도 받고 유축도 했습니다.

그런데 유축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한쪽당 5분씩 유축하고 양쪽을 4~6번 반복하라는 교육대로 하다 보니 한 번 유축하는데 

40~60분이 걸렸습니다.

밤 12시 마지막 수유콜을 다녀오면 새벽 3시 유축 알람을 맞춰놓고 바로 잠들었습니다. 새벽 3시에 일어나 유축을 하고 나면 다시 자는 시간은 새벽 4시. 그리고 6시쯤 다시 일어나 수유를 하거나 유축을 했습니다.

밤 12시 수유콜 후 새벽 3시 유축, 4시 취침, 6시 기상.

결국 제왕절개 후 회복 중이던 저는 조리원 2주 동안 하루 최대 5시간 정도밖에 자지 못했습니다.

‘조캉스’라고 해서 쉬러 들어왔는데, 나는 회복해야 하는 환자 아닌가 싶었습니다.

배 아픈데 해야 할 것들, 소독·수유콜·유축·마사지·교육·세끼밥

병실에 있는 4일 동안 머리를 제대로 감지 못했습니다.

상처에 물이 닿으면 안 되는데 배를 접을 수도 없고, 서서 감으려고 하니 배에 물이 닿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워터리스 샴푸를 사용하거나 그냥 안 감고 버틸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조리원에 올라가자마자 조리원 서비스인 머리 감겨주는 서비스를 받으러 갔습니다.

그런데 방에서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제 차례를 기다리고, 샴푸 의자에 앉아 눕는 것까지가 정말 너무 아팠습니다.

상처가 벌어질까 봐 무섭기도 했고, 몸이 당겨지는 느낌도 너무 아팠습니다.

그래도 막상 받고 나니 얼마나 시원하던지, 한 번 더 받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조리원에 온 만큼, 이제부터는 제대로 쉬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조리원에서 ‘조캉스’를 제대로 즐겨보겠다고 노트북도 챙기고, 정리하지 못한 초음파 사진과 앨범도 챙겼습니다. 피부관리도 해보려고 팩까지 챙겨갔고요.

그런데 노트북은 충전만 해놓고 한 번도 켜지 못했습니다.

초음파 사진과 앨범은 열어보지도 못하고 결국 전부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일주일이나 가지고 있었는데 한 번도 사용하지 못했으니, 퇴실할 때 짐만 될 것 같아 남편에게 미리 집으로 가져다 달라고 했습니다.

팩은 그래도 붙였습니다.

3시간 정도마다 수유콜을 받거나 유축을 해야 했고, 아침마다 소독을 받으러 병원으로 내려가야 했습니다.

배는 계속 아픈데, 위에서는 모유가 흐르고 아래에서는 오로가 계속 나와 찝찝하기까지 했습니다.
제왕절개 회복을 위해 틈틈이 걸어야 했고, 젖몸살로 가슴이 뭉쳐 모유가 잘 나오지 않아 마사지도 받았습니다.

아기 목욕교육이나 아이 마사지처럼 생각보다 여러 가지 교육도 있었고, 하루 세끼 밥에 간식까지 챙겨 먹다 보니 하루가 금방 지나갔습니다.

배가 아픈데도 해야 할 일이 계속 있었습니다.

이걸 다 하면 취미생활은 대체 언제 가능한 걸까요?

살만해지면 퇴실, 그때부터가 진짜 공포

신기하게도 매일매일 조금씩 몸이 나아지기는 했습니다.

병실에 있던 4박이 제일 힘들었고, 조리원에 올라가고 나서는 일주일, 열흘쯤 지나면서 확실히 그전보다 몸이 편해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사람들이 출산 후 일주일쯤, 열흘쯤 지나면 조금씩 살 만해진다고 하는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자연분만을 한 산모들은 마지막 날까지 도넛방석을 들고 식당에 오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제왕절개를 한 저는 일주일 정도 지나니 허리보호대도 빼고 그냥 다닐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몸이 살 만해졌습니다.

그런데 정말 살 만해지고 나니 이제 조리원 퇴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조리원에 들어와서 너무 바쁘고 힘들기만 해서 제대로 쉰 적도 없는 것 같은데, 어느새 퇴실해서 이 모든 걸 제가 혼자 해야 한다는 게 너무 무서웠습니다.

조리원에서는 아기가 울거나 수유가 잘 안 되거나, 뭔가 막히는 일이 생기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퇴실하는 순간부터는 없습니다.

아기가 울어도, 내가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도 결국 내가 해내야 했습니다. 막히는 일이 생겨도 바로 도움을 요청할 곳이 없다는 생각이 너무 공포로 다가왔습니다.

실제로 집에 오고 나서는 우왕좌왕, 멘붕의 연속이었습니다.

조리원에서 아기 목욕하는 법도 배우고, 매 수유시간마다 모유와 분유를 먹이며 분유 타는 법도 배웠습니다. 기저귀 가는 법도 배우고, 모자동실로 한두 시간씩 아기와 같이 있어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교육받을 때와 실제로 아기와 단둘이 있는 건 정말 다르더라고요.

아기가 너무 작으니까 안는 것부터 무서웠고, ‘이게 맞나?’ 싶은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아기가 울면 분유를 타야 한다는 것조차 순간적으로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기저귀를 가는 것도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고, 속싸개 하나 하는 것도 그때는 왜 그렇게 복잡하게 느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조리원에서는 잘 자는 것 같았는데 집에 오니 왜 이렇게 안 자는지, 밥을 먹다가 잠들어서 3시간이 되기도 전에 다시 배고프다고 우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정말 배가 고팠던 게 아니었을 텐데, 엄마가 처음이었던 저는 아기가 울면 일단 배고픈 줄 알고 분유부터 타서 먹였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기저귀도 확인해 보고, 다시 재워보기도 하고, 그래도 안 되면 밥을 줬어야 했는데 그때는 그런 생각조차 못 했습니다.

뭐만 하면 분유부터 먹였던 것 같아 지금 생각하면 조금 미안하기도 합니다.

조리원에서 분명 다 배웠는데, 막상 집에 오니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정말 살만해질 때쯤 퇴실한다는 게 너무 무서웠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엄마가 처음이라 모든 게 서툴고 무서웠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그렇게 하루하루 부딪히다 보니 어느새 아기와 함께하는 생활에 조금씩 익숙해졌고, 그때의 공포도 지나고 나니 하나의 경험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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