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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14개월 분유 끊기, 아이는 괜찮은데 내가 못 놓았다

by 기록온 님의 블로그 2026. 8. 11.

아이는 분유를 놓고 우유로 잘 넘어가고 있었는데 내가 못 놓고 있던 거거든.

아이는 이미 우유를 잘 먹고 있었는데, 괜히 내가 분유를 끊는 게 맞는지 계속 고민하고 있었어요.
돌이 지나고도 한동안 분유를 쉽게 놓지 못했던 이유와, 결국 분유를 정리하게 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분유 끊기, 내가 못 놓고 있던 거

얼마 전에 아들이 분유를 끝냈어요.

처음에는 2단계까지만 먹이고 3단계 분유에 들어가기 전에는 바로 끊어야지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2단계가 끝나고 돌이 되니 마음이 달라졌어요.

분유를 끊는 게 아이가 싫어서가 아니라, 제가 싫더라고요.

아직 유아식을 완벽하게 챙겨주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분유를 먹이면 부족한 영양소를 조금이라도 쉽게 채워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아이는 우유든 분유든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아이였어요.
오전, 오후에 먹던 분유는 우유로 바꿔도 잘 먹었는데, 저녁 막수만큼은 제가 쉽게 놓지 못했어요.

그렇게 막수로 먹이던 분유가 14개월 초반까지 이어졌습니다.

주변에서도 이제 슬슬 끊기도 하고, “아직도 먹여?”라는 말도 듣다 보니 저도 슬슬 줄여야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집에 있는 분유만 마저 먹이고 끊으려고 막수 120ml만 먹이고 있었는데, 양이 적다 보니까 한 통을 가지고 너무 오래 먹이게 되는 게 걱정되더라고요.

남은 분유로 분유빵을 만들어서 빨리 없애버릴까 싶다가도, 막상 다 먹이고 나면 한 통을 더 사야 하나 고민했어요.

'분유를 끝내면 이제 내가 밥으로 영양을 더 잘 챙겨줘야 하는데, 내가 그만큼 잘할 수 있을까?'

결국 분유를 끊는 것보다 제가 그걸 놓는 게 더 어렵더라고요

분유 막수, 탈탈 털고 우유 섞은 날

마지막날은 분유를 탈탈 털었는데도 양이 조금 부족하더라고요.

더 주문하는 건 아닌 것 같아서 120ml가 안 되는 양만큼 우유를 추가해서 먹였어요.

그리고 다음날부터는 막수 시간에 우유 100ml를 주고 있어요.

여전히 분유 먹던 시간에 우유를 먹이고, 아이는 여전히 해맑게 웃으며 먹으러 와요.

분유를 끊고 나서 달라진 것도 전혀 없었어요.

여전히 저는 포트기로 물을 끓여서 아이 물을 주고 있고, 걱정하던 유아식도 솔직히 그때랑 비슷하게 주고 있어요.

그때는 왜 그렇게 사서 걱정했나 몰라요.

이제는 분유에 더 이상 영양을 의존할 수 없으니 어떻게 해서든 골고루 유아식을 잘 먹여야겠다는 생각은 들어요.

아이는 이미 아무렇지 않게 우유로 넘어가고 있었는데, 정작 분유를 놓지 못하고 있었던 건 아이가 아니라 바로 저더라고요.

이유식, 공복 13시간이 답이었다

분유를 끊고 나면 더 열심히 유아식을 해줘야 하는데, 그게 제일 걱정이었어요.

고민을 해봐도 제가 더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여전히 무염으로 매끼 다르게, 결론은 한 그릇 밥 그대로 주고 있어요.

단백질과 야채를 최대한 겹치지 않게 하고, 매번 다른 레시피로 해주고, 같은 반찬을 연달아 주지 않는 것만으로도 저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아침밥을 잘 먹지 않았었는데, 분유 대신 우유를 먹으면서 저녁부터 아침까지 공복이 길어진 건지 요즘은 아침밥을 정말 잘 먹어요. 생각해 보니 거의 13시간 정도 공복이더라고요.

다른 집 얘기를 들어보면 아침은 간단하게 포리지나 빵으로 해결한다고 하는데, 저희 집은 아침을 제일 잘 먹어서 다양한 메뉴를 찾아보고 있어요.

여러 가지 메뉴와 레시피를 접해보게 하고, 한 가지 방법에 고착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대신 저녁에는 간단하게 빵으로 해결하고 있어요.

점심과 저녁의 텀이 짧다 보니까 저녁은 자연스럽게 잘 안 먹게 되고, 우유 조금 먹고 끝내는 날도 있어서 아침과 점심을 잘 먹는 아침형이 되더라고요.

마지막 우유는 17시에 먹이고 6시 30분쯤 잠들어요.

아침에는 6시에서 6시 30분쯤 같이 일어나서 밥을 준비하고, 공복이 길어지니까 7시 조금 넘어서 아침을 먹어요. 늦어도 7시 30분 전에는 먹이려고 하고 있고요.

달라진 게 전혀 없어요. 왜 사서 걱정했을까요?

분유를 끊으면 유아식을 훨씬 더 잘 챙겨야 할 것 같았는데, 막상 끊고 나니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해도 괜찮더라고요.

아이는 이미 자기 방식대로 잘 넘어가고 있었고, 괜히 걱정했던 건 저였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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