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시 30분, 아기를 씻기려고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아기 손에서 피가 났습니다.
기저귀를 벗기던 중 아기가 화장실 배수구 덮개에 손을 베인 거였어요. 갑자기 피가 나기 시작해서 너무 놀랐고, 급하게 손수건으로 상처를 눌렀는데 손수건이 금세 피로 가득 찰 정도였습니다.
배수구 덮개에 베인 14개월, 손수건 가득 피
17시 30분, 남편이 아이 엉덩이를 씻겨주려고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아이 손에서 피가 났습니다.
아이가 배수구 덮개를 만지다가 손을 베인 거였어요. 급하게 손수건으로 상처를 눌렀는데, 금세 손수건이 피로 흠뻑 젖을 정도였습니다.
처음에는 피가 조금 멎으면 괜찮은 건가 싶었는데, 생각보다 피가 많이 나니 마음이 불안해지더라고요.
게다가 곧 잘 시간이라 지금 병원을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됐습니다.
평소 낮이었다면 바로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았을 텐데, 오늘은 일요일이라 어디로 가야 할지도 바로 떠오르지 않았어요.
특히 배수구 덮개에 베였다는 게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쇠로 된 배수구에 베인 거라 혹시 파상풍은 괜찮을지, 상처에 염증이 생기지는 않을지 걱정되더라고요.
'그냥 아침까지 기다려도 괜찮을까?' 싶다가도 혹시라도 상처가 덧나면 어쩌나 싶어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아침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병원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이가 다치면 그냥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으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날 저녁, 병원에 가는 것부터 이렇게 어려울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소아과는 내상만? 외상은 못 본다는 걸 처음 알았다
병원에 가기로 하고 출발하기 전, 먼저 달빛어린이병원에 전화를 했습니다.
진료시간이 18시까지로 되어 있길래
“18시 이후에는 진료를 못 받는 건가요?” 하고 물어봤어요.
그런데 이미 환자가 많아서 진료 접수를 마감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이가 배수구 덮개에 손을 배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더니 소아과는 외상은 볼 수 없으니 응급실로 가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 순간 당황했어요.
소아과라고 하면 아이를 진료해주는 병원인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내상뿐이라고 외상은 소아과에서 볼 수 없다는 것을 이날 처음 알았습니다.
일단 응급실이 있는 아산충무병원에 전화를 했습니다.
아이 손에서 피가 많이 났는데, 곧 잘 시간이기도 해서 아침까지 기다려도 되는 건지, 아니면 지금 응급실로 가야 하는지 물어봤어요.
상처를 직접 보지 못해서 확답은 어렵지만, 전화받으신 분은 “저라면 응급실에 가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바로 아산충무병원으로 향했습니다.
그래도 이때까지만 해도 아이는 졸려 하면서도 신나게 놀고 있었어요.
그래서 '빨리 병원에 가서 진료받고 마음 편히 자자' 생각했습니다.
아산충무병원에 도착하니 응급실로 가기엔 아기가 너무 어려서 진료가 어렵다며 2층에 있는 달빛어린이병원 소아 진료 쪽으로 안내해 주셨습니다.
대기표를 뽑고 기다렸는데, 여기에서도 아이의 외상 진료는 어렵다며 순천향대학교병원 소아응급실로 가야 한다고 전화번호를 알려주시더라고요.
순간 '여기도 안 된다고?' 싶었습니다.
아산충무병원도 2차 병원이고 응급실까지 있는 병원인데, 여기에서도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하니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순천향대학교병원으로 갔지.'
그때가 이미 18시 40분쯤이었습니다.
급하게 순천향대학교병원에 전화해 보고 바로 출발했습니다.
아이는 점점 졸려하고 있는데, 2차 병원에서도 진료를 받지 못하고 다른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하니 그때부터는 정말 불안해지더라고요.
저는 그동안 큰 병원은 아이가 정말 크게 다쳤을 때 가는 곳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아이가 손을 베인 정도의 상처로 대학병원 소아응급실을 찾아가야 하는 상황이 될 줄은 상상조차 못 했습니다.
소아과면 아이를 진료해 주는 줄 알았고, 이런 작은 외상은 가까운 소아과에서 당연히 봐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아이가 다치고 나니 제가 알고 있던 것과는 너무 달랐습니다.

아기띠 하고 순천향 로비를 뛰었다
18시 40분쯤 순천향대학교병원으로 출발했습니다.
평소라면 이미 잠들었을 시간인데 이날은 아직도 병원을 찾아다니느라 잠을 못 자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점점 졸려 짜증을 냈고, 저도 마음이 점점 급해지더라고요.
순천향대학교병원에 도착한 건 19시 15분쯤이었던 것 같아요.
차에서 내리자마자 아기를 안고 소아응급실까지 급하게 뛰었습니다. 빨리 진료받고 아이를 재워주고 싶은 마음뿐이었거든요.
다행히 순천향대학교병원 응급실은 일반과 소아로 나뉘어 있어서 생각보다 빠르게 진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도 상처를 보시더니 이 정도면 아산충무병원에서도 충분히 봐줄 수 있을 정도였는데 너무 멀리 왔다고 하시더라고요.
진료를 받으니 아이도 그제야 아픈지 울더라고요.
다행히 손을 꿰매야 할 정도는 아니었고, 소독하고 빨간약을 발라주시면서 물이랑 침만 2~3일 안 닿으면 금세 좋아질 거라고 해주셨어요.
그제서야 저도 긴장이 조금 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항생제와 유산균도 처방받았습니다.
그리고 병원비를 결제하면서 놀랐습니다.
접수할 때 봤던 경증 소아 진료비가 9만 원대로 적혀 있어서, 경증은 아니지만 몇만 원은 나오겠구나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실제 결제한 금액은 2,130원이었습니다.
“어? 저 2천 얼마 나왔는데 9만 원 정도 아니에요?”
하고 물어보니, 그건 경증이고 일반은 아니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집에 오는 차 안에서 아이가 기절하듯 잠들어버리더라고요.
침대에 누워야 잠드는 아이인데, 평소보다 오래 버티더니 한계였나 봐요.
그때가 8시쯤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다행히 크게 다친 게 아니었어요.
하지만 작은 상처 하나 때문에 14개월 아이를 데리고 두 시간 가까이 병원을 찾아 헤매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리고 그날, 아이를 안고 다급히 움직이던 저에게 길을 알려주시던 병원 직원분들께 정말 감사했습니다.
내가 무지해서 아픈아이 데리고 차에서 계속 왔다갔다한거 너무 미안해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계속 한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부터 순천향대학교병원 소아응급실로 갔다면..'
아픈 아이를 데리고 아산에서 천안까지 다시 이동하는 일도 없었을 텐데..
물론 그때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더 미안했습니다.
아픈 아이를 데리고 차를 타고 계속 이동하고, 또 다른 병원으로 가야 했던 게 돌이켜보니 제가 잘 몰라서 아이를 더 힘들게 한 것 같아 마음이 너무 안 좋더라고요.
물론 그 순간에는 아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일을 겪으면서 '아이 병원은 그냥 소아과에 가면 되겠지'라는 제 생각이 너무 단순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14개월 아이를 키우면서 또 하나 배웠네요.
다음에 비슷한 일이 생긴다면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고민하면서 시간을 보내지 않고, 필요한 경우에는 처음부터 소아응급실이 있는 병원에 먼저 전화해보려고 합니다.
이번 일을 겪고 나니 아이가 아플 때는 병원비 걱정에 날 밝을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 아프면 병원비 겁내지 말고 바로 응급실 가도 되겠다.
다음에는 아이가 아픈데 제가 몰라서 여러 병원을 찾아 헤매게 하지는 말아야겠어요.
'육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산후조리원 후기, 조캉스라더니 하루 5시간도 못 잔 2주 (0) | 2026.08.08 |
|---|---|
| 아기 성장속도 실화? 51cm가 1년 만에 79.5cm (1) | 2026.08.07 |
| 유모차 거부 극복기, 허공응시하던 아기가 타고 나가자고 툭툭 치기까지 (1) | 2026.08.05 |
| 14개월 육아 현실, 기저귀 갈다가 하루가 끝났다 (0) | 2026.08.05 |
| 육아 현실 후기, 배고파서 눈물 난 날이 있었다 (1) | 2026.08.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