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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육아 여행 후기, 낮잠 핑계로 14개월을 미룬 엄마 이야기

by 기록온 님의 블로그 2026. 8. 11.

낮잠 3번→2번→1번으로 줄 때마다 '그때 가야지' 했는데 결국 매한가지였습니다.
아이와 여행 한 번 가는 게 뭐라고, 계속 미루다 보니 어느새 1년이 훌쩍 지나버렸어요.
이번에는 정말 가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육아 여행, 낮잠 핑계로 계속 미룬 이야기

아이와 늘 여행을 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유모차에서는 잘 못 자고, 침대에서만 자는 아이라 선뜻 여행을 가기가 무섭더라고요.

물론 종종 카시트 안에서 잠들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카시트에서 잠을 재우려면 결국 한 시간 정도는 이동을 해야 하잖아요.

아이를 차에서 재우고 나면 그날은 더 이상 멀리 이동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어디를 가더라도 아이가 낮잠 잘 시간이 되기 전에 집으로 돌아오는 게 편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외출도 짧게 하게 됐고요.

그런데 짧게 외출할 곳을 찾다 보니 어느 순간에는'이 정도 거리를 가려고 준비하는 게 맞나?' 싶어서 그냥 안 나가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저는 계속 다음을 기다렸습니다.

낮잠을 하루에 3번 잘 때는'낮잠이 2번으로 줄어들면 깨시가 길어질 테니까 그때는 좀 멀리 놀러 가도 되겠다.'

낮잠이 2번으로 줄어들고 나서는'이제 낮잠이 1번이 되면 깨어 있는 시간이 더 길어질 테니까 그때는 제대로 놀러 가야지.'

그렇게 미루다 보니 어느새 낮잠이 1번으로 줄어있습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여행을 못 가고 있더라고요.

아직 걷기 전에는 유모차도 좋아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아이가 기어 다니면서 놀 만한 곳이 마땅한지도 모르겠더라고요.

그러다 보니'조금만 더 크면 갈 수 있겠지.''걷기 시작하면 갈 만한 곳도 더 많아지겠지.' 하면서 저도 모르게 계속 핑계를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아이가 걷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조금씩 움직이고 있긴하지만 여전히 외박 한번 하지 못했습니다

14개월, 또 미루는 중 — 대화 통하면 가야지

아이와 여행을 가는 건 아직도 저에게 쉽지 않은 일입니다.

주변 지인들을 보면 아이가 어릴 때부터 해외여행도 가고, 국내여행도 자주 다니더라고요.

여행 가서 찍은 사진들을 볼 때마다 신기했습니다.

‘저렇게 어린 아기를 데리고 어떻게 여행을 가지?’

저에게는 여행을 다니는 아기가 유니콘처럼 느껴지거든요.

그런데 저는 그렇게 생각만 하고, 정작 아이와 여행을 가기 위한 시도는 제대로 해보지도 않았더라고요

가까운 곳으로 잠깐 다녀오는 건 해도, 외박은 한 번도 못 했어요.

막상 부딪혀보면 별거 아닌 일일 수도 있는데, 떠나기 전의 저는 걱정부터 많아지더라고요.

가서 먹을 밥은 어떻게 해야 할지, 잠자리가 바뀌는 걸 생각해서 옷은 몇 벌을 챙겨야 할지, 출발 시간은 언제가 좋을지, 날씨는 괜찮은지 하나하나 찾아보다 보면 어느새

‘안 되겠다.’

하고 포기해 버렸습니다.

그렇게 매일 핑계만 대면서 아이를 데리고 다니지 못하는 것 같아 점점 미안해졌어요.

특히 그 미안함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건 지인들의 사진을 볼 때였습니다.

아이와 여기저기 다니면서 새로운 곳을 보고 함께 추억을 쌓은 사진들을 보면 괜히 마음이 무거워졌어요.

‘우리 아이도 저런 곳에서 사진 한 장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 휴대폰에 있는 아이 사진을 다시 보면 더 그랬습니다.

저희 아이 사진은 집에서 찍은 사진이나 집 근처 가까운 곳에 다녀온 사진이 대부분이거든요.

아이는 매일 엄마와 붙어 있고, 아빠도 정말 많이, 자주 놀아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보고 만나는 세상이 너무 좁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만나는 사람도, 가는 곳도 늘 비슷하니까요.

오죽하면 지금까지 아이와 함께 다녀온 곳 중 가장 먼 곳이 친정인 수원일 정도입니다.

그런데 지금 아이가 14개월이 되면서 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크면 대화가 통할 테니까, 그때는 훨씬 편하게 다닐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지금도 또 미루는 중입니다.

이번에는 낮잠이 아니라 대화가 통하는 시기를 기다리고 있는 거죠.

이렇게 또 기다리다 보면 나중에는 또 다른 핑계를 찾게 되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이제는 ‘언제쯤 가야지’만 생각하지 말고, 가까운 곳부터라도 하나씩 아이와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질렀다

— 16개월 가을 여행 일단 질러놓음

그렇게 또 ‘조금만 더 크면 가야지’ 하고 미루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생각을 조금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낮잠이 1번으로 줄었는데도 여행을 못 가고 있으니, 이제는 ‘낮잠이 없어지면 갈까?’라는 생각까지 들까 봐 겁나더라고요.

그런데 낮잠이 아예 없어지는 건 아직 너무 먼 이야기잖아요.

16개월 정도면 지금보다 조금 더 커 있으니, 이제는 조금 먼 곳도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또 ‘조금 더 크면 괜찮겠지’ 생각만 하다가 미루고 싶지는 않아서, 이번에는 가을 여행부터 일단 예약해 버렸습니다.

일단 예약을 해놓으니까 신기하게도 마음이 조금 달라지더라고요.

예전에는
‘갈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했다면, 이제는
‘가려면 뭘 준비해야 하지?’를 생각하게 됐어요.

그리고 가을 여행을 무사히 다녀오면 그다음부터는 본격적으로 도장 깨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동안 지도에 아이와 가보고 싶었던 곳들을 하나씩 체크해두고 있었거든요.

몇 개인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그냥… 많이 있습니다.

정말 많이요.

SNS에서 아이와 가기 좋은 곳이나 육아 여행지를 보면 예전에는 ‘언젠가 가야지’ 하고 저장만 해뒀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전국 어디에 있는 곳이든 정보가 보이면 일단 다운받아 저장해 뒀거든요.

그렇게 저장해 둔 곳들을 가을 여행을 시작으로 하나씩 가보려고 합니다.

물론 막상 가보면 생각보다 힘들 수도 있겠죠.

아이 밥도 챙겨야 하고, 잠도 신경 써야 하고, 예상하지 못한 일도 생길 수 있으니까요.

그래도 이번에는 가기 전에 걱정부터 하다가 포기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동안 ‘조금만 더 크면 가야지’만 반복했던 제가, 이번에는 정말 일단 질렀습니다.

이제는 가서 어떻게 될지 걱정하기보다, 일단 가보고 부딪혀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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